미국: 애플, 시리(Siri)의 사생활 침해 논란 가운데 9,500만 달러 합의해
"애플, 시리가 사용자의 사적 대화를 엿들었다는 주장에 9,500만 달러 합의,” 2025년 1월 3일
애플이 자사의 음성 비서 시리(Siri)가 사용자 동의 없이 사적인 대화를 청취해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제기된 집단 소송을 위해 9,5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이 자신들도 모르게 시리가 작동되고 사적 대화를 녹음해 광고주 등 제3자에게 공유했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이번 합의안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 법원에 제출됐으며, 연방 판사 제프리 화이트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원고측은 애플이 사용자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했으며, 원고 중 한 명은 당시 애플 계정이 없는 미성년자로 동의를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소송은 위와 같은 위법행위가 2014년 9월 17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헤이 시리(Hey Siri)” 기능 도입 이후 무단 녹음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원고들은 아이폰과 애플워치 같은 시리가 탑재된 기기당 최대 20달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합의에 동의하나 잘못을 인정하진 않았다. 애플은 항상 사생활 보호를 중요시해왔다고 주장했다. 2018년, 애플 CEO 팀 쿡 은 다른 기술 기업들의 감시 행위를 비난하며 “이윤을 사생활 보호보다 우선시하는 것은 새로운게 아니다”고 했다. 애플은 같은 해 의회에 보낸 서한에 아이폰은 “헤이 시리” 음성 인식을 제외하고 사용자들의 대화를 엿듣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19년 매체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내부 고발자는 시리의 품질 관리를 위해 고용된 계약직 직원들이 사용자의 사적 대화를 주기적으로 들었다고 폭로했다. 해당 대화들에는 민감한 의료 정보, 마약 거래, 연인과의 성관계 등 사적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고발자는 대화 중 일부는 실수로 녹음됐고, 이는 시리가 '지퍼 소리' 같은 소음을 음성 인식 단어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해당 논란 이후 애플은 품질 개선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했으며, 자동 음성 채록 기능을 중지했다.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본사를 둔 애플과 변호인은 이번 사안에 대한 질의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원고측 변호인들은 비슷한 질의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이들은 합의 기금에서 최대 2,850만 달러의 수수료와 110만 달러의 비용을 청구할 계획이다.
합의금 9,500만 달러는 애플의 최근 회계연도 순이익(937억 4,000만 달러) 기준 약 9시간 동안 벌어들이는 이익에 해당하는 액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