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파나소닉, 소니, 다이킨에 납품하는 플라스틱 회사,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인권 침해 혐의; 강제 노동 정황 및 기업 응답 포함
“말레이시아에서 우리는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빚을 갚고 가족에게 돈을 부치며 참혹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카와구치 제조사에 고용된 이주노동자
2024년 9월, 말레이시아에서 200명이 넘는 방글라데시 국적 노동자를 고용한 플라스틱 회사 카와구치 제조사(Kawaguchi Manufacturing)가 다수의 강제 노동 정황을 비롯해 인권 침해를 저지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말레이 메일>에 따르면 카와구치 제조사는 파나소닉, 소니, 다이킨 등 주요 가전제품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는 회사다.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는 이주노동자 인권 운동가 앤디 홀(Andy Hall)이 노동권 침해를 호소하는 노동자들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다음과 같이 공개했다.
- 임금 착취: 노동자들은 6개월간 임금을 받지 못해 노동자와 고향 가족 모두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 일자리 알선 수수료 청구: 일자리 알선의 대가로 높은 수수료가 청구되었고, 노동자들은 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빚을 져야 했다.
- 휴가 거부: 노동자들은 공휴일 휴무나 초과 근무 수당 없이 주 7일 강제로 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영상에 나온 노동자는 강제로 하루 12시간을 일한다고 증언한다.
- 부적절한 생활 환경: 노동자들은 과밀하고 비위생적인 숙소에서 생활 중이다.
- 비자 갱신 미처리: 회사가 비자 갱신을 처리해주지 않아 일부 노동자들이 무비자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미등록 체류자 신분이 되어 취약한 상태에 놓였다.
- 협박: 문제를 제기한 노동자들에게는 구금, 강제 송환, 경찰 조치 등의 협박이 가해졌다.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에 따르면 실제로 노동자 4명이 ‘처벌’을 받아 방글라데시로 보내졌다.
- 여권 압수: 회사가 노동자들의 여권을 압수해 돌려주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 슬랑오르주 노동부가 현재 이 사안을 수사 중이다.
“말레이시아 소재의 이 플라스틱 회사는 여러 다국적 기업과 브랜드의 글로벌 공급망 및 완제품에 필수적인 일부분이지만 조직적으로 이주노동자를 착취하는 환경으로 이뤄져 있다.”
이주노동자 인권 운동가, 앤디 홀
9월 기업과인권리소스센터는 다이킨, 파나소닉, 소니 측에 이 보도와 관련해 입장을 요청하면서 a) 현재도 카와구치 제조사에서 제품을 공급받는지, 아니라면 구매를 중단한 날짜가 언제인지, b) 공급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또는 공급업체의 노동 환경을 모니터링할 때 어떠한 인권 실사를 실시하는지 c) 인권 침해 신고가 들어왔을 때 어떤 절차대로 조사했는지 d) 수수료 청구, 항의 노동자에 대한 협박, 임금 착취 등으로 피해를 본 노동자들을 어떤 절차대로 구제했는지 문의했다.
다이킨, 파나소닉, 소니의 답변은 하단에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기업과인권리소스센터는 카와구치 제조사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혐의에 대한 입장을 듣지 못했다. 향후 답변이 올 경우 이 페이지에 업데이트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