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삼성전자 협력사 HSTECH Vina Co.에서 메탄올 중독으로 현지 노동자 37명 입원, 여성 노동자 1명 사망
"삼성전자 베트남 협력사에서 메탄올 중독···“현지 공안 ‘납품사기’ 수사”", 2023년 3월 23일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 2차 협력업체에서 일하던 현지 노동자 37명이 독성물질인 메틸알코올(메탄올)에 집단중독돼 치료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6년 삼성전자 3차 협력업체의 20대 파견 노동자들이 메탄올에 급성 중독돼 실명한 사례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현지 업체가 ‘가짜 에탄올’을 공급받아 벌어진 사고라고 밝혔다.
[...] 23일 베트남 현지 언론 ‘뚜오이쩨’에 따르면 베트남 북부 박닌성 소재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37명이 메탄올 중독으로 입원했고, 이 중 1명이 사망했다. 노동자들이 입원한 바익마이 병원은 지난달 말부터 메탄올 중독 사례를 접했다고 밝혔다. 입원한 노동자들은 절단가공을 통해 스마트폰 부품을 만드는 ‘HS테크’ 소속이다. HS테크는 삼성전자 1차 협력업체 성우의 베트남 현지 공장단지에 입주해 있는 2차 협력업체다.
노동자들은 금속 절삭기계 냉각과 일부 부품 청소 과정에서 ‘에탄올’이 분사됐다고 진술했다. 특히 회사가 지난달 마지막 주부터 ‘새로 들여온 에탄올’을 쓰기 시작한 뒤 피로와 두통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박닌성 투언타인에 거주하는 42세 여성 노동자는 시야 흐려짐, 두통, 메스꺼움 등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 됐지만 치료 중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
베트남 노동자들이 에탄올로 알고 쓴 액체는 메탄올이었다. 바익마이 병원 독성물질 방지센터장에 따르면 HS테크가 사용한 알코올을 분석해보니 메탄올 성분이 77.83%였고, 에탄올 성분은 나오지 않았다. 병원 측은 노동자들이 메탄올로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피부를 통해 직접 접촉하는 과정에서 메탄올에 중독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HS테크가 지속해서 에탄올을 공급받는 현지 업체가 있는데 이 업체가 지난달 말 HS테크를 속이고 가짜 에탄올을 공급했다”며 “일종의 납품 사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고 구체적 내용은 현지 공안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탄올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에탄올의 3분의 1 수준이다.
독성물질 방지센터는 이번 사건을 메탄올 중독 사례로 보고 보건당국에 긴급 보고했다. 혼수 상태였던 17세 노동자는 의식이 돌아왔지만 뇌와 시력이 손상됐다. 18세 노동자는 명암만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을 상실했고, 16세 노동자는 거의 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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