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침략 행위를 부추긴다는 조사 결과
"‘아마존에서 주문하기’: 이스라엘 전쟁을 위해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는 테크 대기업들”, 2024년 8월 4일
7월 … 이스라엘군 산하에서 군 전반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팅정보시스템센터 부대 지휘관이 텔아비브 인근 리숀레지온에서 열린 “이스라엘 방위군을 위한 정보기술” 컨퍼런스의 연설자로 나섰다. <+972 매거진>과 <로컬 콜>이 획득한 녹화본에 따르면, 군사 및 산업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레이철리 뎀빈스키 (Racheli Dembinsky) 대령은 이스라엘군이 현재 가자 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공격 행위에 민간 테크 대기업들의 클라우드 스토리지와 인공지능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공개 시인했다. 뎀빈스키의 강연 슬라이드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로고가 두 차례 등장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다량의 디지털 데이터를 오프사이트에 보관하는 방법으로, 보관 장소는 주로 제3자 공급업체가 관리하는 서버이다. 뎀빈스키는 히브리어 줄임말로 맘람(Mamram)이라고도 불리는 자신의 부대가 처음에는 민간 기업의 퍼블릭 클라우드가 아닌 내부 군사 서버에 호스팅되는 ‘작전용 클라우드’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내부 클라우드에 관하여 뎀빈스키는 폭격 대상을 표시하는 애플리케이션, 가자 지구 상공에 있는 무인기의 실시간 영상을 볼 수 있는 포털, 사격, 지휘, 제어 시스템 등이 포함된 ‘무기 플랫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2023년 10월 말,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에서 지상 공격에 착수하면서부터 내부 군사 시스템이 급속도로 과부하되었다. 많은 숫자의 군인과 군 관계자가 플랫폼 사용자로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야기된 기술적 문제들은 이스라엘군의 기능을 저하했다.
이런 가운데 클라우드 기업들이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이점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그 기업들이 보유한 선진 역량이라고 뎀빈스키는 말했다. “어마어마하게 풍부한 서비스, 빅데이터, AI 덕에 우리는 시스템상 정말로 필요한 단계에 이미 도달했다.” 뎀빈스키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러한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에서 “매우 유의미한 작전 효율성”을 얻었다는 것이다.
… <+972 매거진>과 <로컬 콜>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 인구를 대규모로 감시해 수집한 정보 첩보의 일부를 아마존 AWS가 관리하는 서버에 보관한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가자 전쟁 이후로 몇몇 클라우드 공급업체들이 방대한 AI 기술과 서비스를 이스라엘 군부대에 제공했다.
이스라엘 국방부와 군수산업, 클라우드 기업 3곳의 내부 소식통 및 지난 10월 지상 공격이 시작된 후로 작전에 관여해온 이스라엘 정보 관계자 7명은, 이스라엘군이 전시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민간 부문 자원을 조달하고 있는지를 <+972 매거진>과 <로컬 콜> 측에 전달했다. 3명의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AWS와 특히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AWS이 이스라엘 군사정보총국에 제공한 서버 팜은 전시 군대를 지원하는 다량의 정보 첩보를 저장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다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AWS 퍼블릭 클라우드 시스템의 폭발적인 용량 덕택에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 내 거의 ‘모든’ 주민에 대한 정보를 ‘무한히 저장’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쟁에서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사용해보았다는 한 소식통은, 작전 임무를 수행할 때 정보를 얻기 위해 “아마존에서 주문을” 실행한다고 표현했다. 작업 시에는 두 개의 스크린을 사용했는데, 하나는 군의 비공개 시스템과, 다른 하나는 AWS과 연결된 것이었다.
<+972 매거진>과 <로컬 콜>이 접촉한 군 소식통은 가자 지구의 모든 팔레스타인 주민을 감시해 수집한 정보의 범위는 실로 방대해 군사 서버 단독으로는 전부 저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단순한 문자 정보나 메타데이터와 달리) 수십억 건에 이르는 음성 파일을 저장하려면 매우 방대한 저장 용량과 처리 능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스라엘군은 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의지하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군 소식통은 아마존 클라우드에 저장된 방대한 정보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살상을 초래한 가자 지구 공습을 결정하는 데 드물게 활용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종합해 보았을 때, 이번 조사는 불법 점령지에서 자행되는 전쟁 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국제법원의 경고를 받은 이스라엘 전쟁 행위에 대형 테크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기여하고 있는가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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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정보가 저장된 클라우드’
<+972 매거진>과 <로컬 콜>에 증언한 소식통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군사 작전에 관한 이스라엘군의 정보 첩보 대다수는 인터넷과 연결된 퍼블릭 클라우드가 아니라 군의 내부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다. 그러나 3명의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 군사정보총국이 사용하는 데이터 시스템 중 하나는 아마존의 퍼블릭 클라우드인 AWS에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최소 2022년 말부터 가자 지구에서 이 시스템을 활용해 대대적인 감시 활동을 벌여왔다. 다만 해당 행위는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별도의 작전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러나 위 소식통에 따르면 이제 아마존 시스템에는 군이 사용할 수 있는 정보가 ‘무한히 저장’되어 있다.
국방 소식통의 증언에 따르면, AWS에 저장된 정보 첩보는 군 내부 시스템에 저장된 정보에 비해 작전 활용도 측면에서 여전히 ‘무시할 수 있는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군 공격에 참여한 3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의심 가는 군사 작전에 대한 대응으로 민간인 다수를 살상하기도 한 공습에 착수하기 앞서 해당 정보 첩보가 ‘보충 정보’로 활용된 사례가 여러 건 존재했다.
<+972 매거진>과 <로컬 콜>이 이전 조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스라엘군은 여단장급, 때로는 대대장급의 하마스 고위 지휘관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수백 명” 살상을 승인하기도 했다.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그중 일부 사례에 아마존 클라우드가 사용되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AWS 기반 시스템은 저장 용량 제한 없이 ‘모든 사람’에 대한 정보를 보관할 수 있어 이스라엘 정보 기관에 특히 유용하다. 이 시스템은 작전상 이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한 정보 소식통은 이스라엘군이 난민과 환자 수백 명이 수용된 대규모의 다층 건물에서 하마스 군사 조직의 고위 간부를 발견한 “매우 운명적인” 순간에 대해 증언했다. 이 소식통은 당시 AWS를 사용해 건물 안에 누가 있는지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다만 고위 요원이 정확히 어느 장소에 숨었는지가 불분명했고, 공격을 감행할 시 이스라엘의 대외적 이미지가 더욱 나빠질 우려가 있었기에 공습 작전은 결국 폐기되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를 지탱해주는 인공지능 역량과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팜은 대형 클라우드와 협력할 때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주요 이점이다. 군사 정보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옮기는 작업에 관한 논의에 참여한 정보 소식통은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상급자들은 “클라우드로 정보를 옮기고 나면 [클라우드 기업들의] 자체 STT[음성-텍스트 변환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 기능들은 훌륭하며, 그 밖에 여러 기능도 많다. 그러니 군부대가 뭐 하러 이미 존재하는 기능들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겠는가?”
정보관들이 <+972 매거진>과 <로컬 콜>에 설명한 작업 흐름은 다음과 같다. “AWS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데이터를 주문한 다음, 해당 데이터를 폐쇄된 군 네트워크로 보낸다.” 이는 이스라엘정보총국 산하의 엘리트 부대인 8200부대의 현 지휘관이 2021년에 발표한 책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얼마전 <가디언>은 이 인물의 신분을 요시 사리엘(Yossi Sariel)이라고 밝혔다.
사리엘은 “어떻게 하면 안보 기관들이 ‘아마존 클라우드’를 사용하면서 안전함을 느낄 수 있을지” 논하면서, 군 내부 시스템과 퍼블릭 클라우드가 안전하게 “상시 서로 통신”할 수 있는 특수 네트워크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또한 사리엘은 이스라엘 정보 기관이 수집하는 기밀 정보의 범위가 너무 방대한 까닭에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들을 통해서만”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해, 8200부대의 부사령관은 이스라엘 인텔리전스 저널에 실은 글을 통해 기업들의 AI 역량이 “대체 불가능”한 수준이며 군대의 기술력보다 우월하므로 퍼블릭 클라우드 공급업체들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부사령관은 클라우드 기업들 역시 군 협력으로 얻을 이득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만[군사정보국]은 적군 데이터를 비롯해 다양한 센서로 수집한 이스라엘 방위군(IDF) 내 거의 모든 데이터를 소유하고 있다. 민간 기업들이 이러한 데이터에 접근하려면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 방위군의 선택은 최고의 셀링 포인트가 될 것’
군사 및 군수산업 소식통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지난 수 년 동안 이스라엘의 주 클라우드 공급업체로 국방부를 비롯해 기밀 정보를 취급하는 군부대에 서비스를 판매해왔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애저는 감시 정보를 저장할 클라우드를 이스라엘군에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아마존이 더 나은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국방부와의 관계를 내밀히 알고 있는 클라우드 기업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아마존은 님버스 프로젝트 입찰을 따낸 후로 이스라엘군과 가장 긴밀한 서비스 공급업체의 자리를 놓고 애저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테크 서비스 업체 컴-IT(Comm-IT)의 쿠쉬니르(Kushnir)는 “정부와 군사 기관들이 애저를 기반으로 시스템 개발 및 생성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애저가 님버스 입찰을 따내지 못한 후로 이스라엘 국방부가 구글에서 아마존 서버로 “뚜렷한 이전 흐름”을 보였으며, 이러한 추세는 현재 진행 중인 전쟁으로 더욱 가속화되었다.
첨단 기술 업계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방부는 위에 언급된 클라우드 기업 3곳에 중요하고 ‘전략적인’ 고객사로 여겨진다. 재정적 측면에서 거래 규모가 크기도 하지만, 이스라엘이 전 세계 안보 기관들의 여론을 조성하고 기관들이 따르는 ‘동향’을 주도하는 데 영향력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데이든(Dado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클라우드 기업들 입장에서] 이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이다. 이스라엘 방위군의 선택은 과거에도 그랬듯 앞으로도 전 세계 제품과 서비스에 있어서 최고의 셀링 포인트일 것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일종의 실험실과도 같다. 기업들은 당연히 [우리와 일하기를] 원할 것이다.”
데이든은 이스라엘에서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대표들과 수차례 회의를 진행했으며 미국에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한 프로젝트 시리우스라고 알려진 기밀 입찰에 관하여서도 클라우드 대기업들과 접촉했다.
2021년 이스라엘 금융 신문 <글로브스>에 최초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시리우스는 님버스보다 훨씬 더 민감한 프로젝트로 알려졌으며, 아직 어느 테크 기업과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지난 5월, 이스라엘군은 웹사이트를 통해 “대형 클라우드 공급업체와 일”하면서 “[군사] 시스템을 퍼블릭 클라우드(님버스)로 이전”하고, “핵심 작전 시스템을 안보 클라우드에 업로드할 준비”를 맡을 전문가를 고용한다는 공고를 발표했다.
데이든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시리우스는 [개방형 전산망이나 기타 네트워크와 분리되어] 에어갭이 적용된 프라이빗 보안 클라우드로, 이스라엘 방위군과 국방부 전용으로 예정되어 있다. 이미 10년 전부터 이를 두고 논의가 있어왔다.” 3명의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이 새로운 클라우드는 인터넷과 단절되어 대형 클라우드 공급업체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설계되며, 이스라엘의 모든 안보 기관들이 이를 기밀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데이든에 따르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군의 공격력을 강화할 잠재력을 지녔다.
“노트북 안에서 치러지는 싸움”
지난 달 강연에서 뎀빈스키는 가자 지구에서 이뤄지고 있는 군사 작전을 가리켜 “최초의 디지털 전쟁”이라 명명했다. 앞선 2021년 가자 지구 공격에도 디지털 기술이 활용된 만큼, 이러한 평가는 과장되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이스라엘 국방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디지털화는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을 계기로 크게 가속화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현장의 지휘관들은 암호화된 스마트폰을 갖고 다니면서 왓츠앱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전 메시지를 입력하며(왓츠앱과는 무관함), 공유 드라이브에 파일을 업로드하고, 무수히 많은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가자 지구 전투작전실에서 복무한 장교는 “노트북 안에서 싸움을 치르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과거에는 “적군의 눈을 마주하고, 쌍안경을 들여다보고, 적군이 폭파되는 것을 직접 목격”했지만, 이제는 타깃이 나타나면 “노트북을 통해 [군인들에게] ‘탱크에 총격을 가할 것’을 지시하면 된다”라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는 도구에 직접 가담하는 것”
최근 몇 년 사이 아마존은 이스라엘군의 파트너일 뿐 아니라, 서구의 여러 정보 기관들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되었다. 2021년, AWS는 영국 정보 기관인 GCHQ, MI5, MI6가 ‘기밀’ 정보를 저장하고 AI 툴 사용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달에 호주 정부 또한 비슷한 협약을 발표해 아마존 서버에 ‘일급비밀’ 정보 자료를 보관할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데 1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아마존과 기타 대기업 3곳은 미국 국방부와 계약을 맺어 ‘모든 수준의 기밀’을 보관할 수 있는 거대 클라우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책임감 있게 AI 구축하기’라는 다소 모호한 규칙을 따르고 있다. 이 규칙에는 “데이터를 적절히 획득, 활용, 보호”할 것과 “유해한 시스템 출력 및 오용을 방지”할 것 정도가 언급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책임감 있는 AI 원칙과 접근법’은 다음을 명시하고 있다. “AI 시스템이 책임감 있게, 그리고 사람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방식으로 개발되도록 최선을 다한다.”
2017년 1월 31일 텔아비브에서 열린 사이버테크 이스라엘 컨퍼런스 및 전시회에 주요 다국적 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개인 및 기업 투자자, 벤처캐피털 회사, 전문가 및 고객 등이 참석했다. (미리엄 앨스터(Miriam Alster)/플래시90 제공)
한편 구글이 발표한 ‘AI 원칙’은 “전반적인 피해를 유발하거나 그러할 가능성이 있는 기술… 인간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그러한 위험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것이 주요 목적 혹은 실행 결과인 무기나 기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규범을 위반하는 감시 행위를 위해 정보를 수집하거나 활용하는 기술… [또는] 널리 통용되는 국제법 및 인권 원칙을 위배하는 데 목적이 있는 기술을 위해… AI를 설계하거나 도입하지 않을 것”임을 좀 더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활동가이자 노 테크 포 아파르트헤이트(No Tech For Apartheid)를 조직한 개브리얼 슈비너(Gabriel Schubiner)는 이러한 원칙들이 “실질적 효과가 없다”라고 지적한다. 클라우드 기업들이 “책임감을 보여주려고 PR 차원에서 이러한 원칙들을 이용”하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슈비너에 따르면, 고객들이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기업들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다.
과거 구글에서 근무했으며,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이 사용하는 기술을 구글이 공급했다고 주장하는 직원 시위에 참여했던 슈비너는, 구글이 윤리적 원칙을 밝힐 때 언제나 “모호한 언어”를 사용한다고 꼬집는다. 또한 구글이 이스라엘과 맺은 계약에 관하여 “님버스에서 이뤄지는 여러 행위가 분명히 군사적 목적을 띠고 있음에도 그 기술이 기본적으로 민간용”이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는 점을 비판한다.
<+972 매거진>과 <로컬 콜>이 접촉한 국방 소식통은 전쟁 이후로 이스라엘군과 클라우드 기업들이 맺은 계약은 대부분 님버스 입찰을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국방부 입찰이나 프로젝트 님버스 이전에 맺어진 계약을 통해서도 클라우드 기업들과 관계를 형성하거나 강화할 수 있다. <+972 매거진>과 <로컬 콜>은 정보 첩보를 저장하는 데 사용된 AWS 클라우드가 프로젝트 님버스의 일환으로 구매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디지털 인권 전문가 재크 캠벨(Zach Campbell)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프로젝트 님버스에 참여하기 전에 인권 실사를 진행했는지 여부를 공개한 기업은 한 곳도 없다. 기술 활용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한계선이 존재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군부대의 클라우드 이전을 도운 쿠쉬니르는 이스라엘과 클라우드 기업의 협력을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더라도 걱정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동일한 회사들이 미국, 영국, NATO 지역에서도 그와 유사하게 정부 및 군사 목적의 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이 기업들은 단순히 스타트업이 아니라 글로벌 ICT 대기업들이다”라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디지털 인권을 주시하고 있는 아랍 소셜미디어 발전 센터(The Arab Center for the Advancement of Social Media)인 7아믈레(7amleh)의 사무총장 나딤 나시프(Nadim Nashif)는 “기업의 제품이 사람들을 해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클라우드 기업들에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 기본적인 요구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시프에 따르면, 인권을 둘러싼 우려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대기업들의 제품은 이스라엘군을 비롯해 “사람들을 억압하는 정부와 정권에” 판매되고 있다.
나시프는 클라우드 기업들의 프로젝트 및 파트너십에 대한 감독 부실에 관하여 “점령지의 현지 상황을 고려해보면 [이러한 서비스가] 점령군에 군사용으로 판매되는지, 아니면 민간용으로 판매되는지 여부가 더더욱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나시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민간과 군사 영역이 밀착해 있다 보니 한계 없는 협력이 촉진되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통제 강화라는 결과를 낳고 있으며, 전쟁 과정에서 특히 그러한 면이 두드러지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스라엘과 미국 지사에 전달된 복수의 해명 요청에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아마존웹서비스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다. “AWS는 모든 고객이 어디에 있든지 세계 최고 수준의 클라우드 기술이 주는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는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참혹한 사건으로 영향을 받은 동료들을 지원하고, 인도주의적인 구호 협력사들과 함께 전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을 돕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